AI를 사용했다는 사실, 알려야 할까? | 업무에서 필요한 투명성의 기준

AI를 사용하면 문서를 작성하거나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훨씬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AI를 활용하는 일이 익숙해질수록 한 가지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 할까요?

간단한 문장 정리부터 보고서 초안 작성까지 AI의 도움을 받는 일이 많아졌지만, 모든 상황에서 AI 사용 사실을 따로 밝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아무 말 없이 사용해도 괜찮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같은 AI 활용이라도 업무의 성격과 상대방의 기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는지 여부만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어떤 과정을 기대하고 있으며, AI 사용 사실이 그 기대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AI 사용 사실을 알려야 할 때

예를 들어 사내 메일의 어색한 표현을 다듬기 위해 AI를 사용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때 핵심은 전달하려는 내용이 정확하고 적절한지에 있습니다. 회사에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 문장 표현을 다듬을 때마다 AI 사용 사실을 설명할 필요는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접 작성한 분석 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했거나, 특정 평가가 본인의 독자적인 수행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 AI 사용 사실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단순히 결과물만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물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도 기대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를 사용했다면 무조건 공개해야 한다거나, 결과물에 문제가 없다면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괄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AI 사용 사실이 업무의 조건이나 상대방의 합리적인 기대와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결과물과 사용 방식은 다르다

AI를 사용한 결과물이 정확하고 완성도가 높더라도, 사용 방식까지 항상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외부 자료를 활용한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해보겠습니다. AI를 이용해 자료를 요약하고 문서를 구성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지만, 내부 정보나 고객 정보를 외부 AI 서비스에 입력하는 것은 별도의 규정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이나 평가처럼 직접 수행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상황에서는 AI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결과물이 얼마나 좋은지가 핵심이 아닙니다. AI를 사용해도 되는 상황이었는지, 허용된 범위 안에서 사용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AI 사용 사실을 밝힐지 고민하기 전에 먼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회사나 조직에 AI 사용 관련 지침이 있는지, 업무에서 AI 활용이 허용되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명확한 규정이 있다면 개인적인 판단보다 해당 규정을 우선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기대를 확인한다

AI 사용 사실을 알려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상대방의 기대를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AI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직접 분석한 내용과 AI가 생성한 내용을 구분해서 확인하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있을 때는 AI 사용을 무조건 숨기거나 모든 작업을 일일이 설명하기보다, 필요한 기준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자료를 작성할 때 AI를 활용해 초안을 만들고 내용을 검토해도 괜찮을까요?”

“AI를 활용한다면 사용 범위를 별도로 표시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은 AI를 사용해도 되는지뿐 아니라, 결과물을 어떤 기준으로 제출해야 하는지도 확인하게 해줍니다.

특히 업무를 처음 맡았거나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사전에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나중에 오해를 해소하는 것보다 수월할 수 있습니다.

AI가 맡은 부분을 설명한다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AI가 어떤 부분을 도왔고, 사람이 어떤 부분을 직접 판단했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료의 초안을 AI가 만들었더라도 사람이 원자료를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검토한 뒤 최종 내용을 결정했다면, 그 과정을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AI가 만든 분석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다면, AI 사용 사실을 밝혀도 분석의 타당성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모든 업무에서 AI 활용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하거나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설명의 수준은 업무의 중요도와 조직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감추거나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상황에서 AI의 역할과 자신의 판단을 구분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무리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언제나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결과물만 괜찮으면 사용 방식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업무의 목적과 조직의 규정, 상대방이 기대하는 수행 방식에 따라 필요한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를 활용할 때는 사용 사실을 밝힐지부터 고민하기보다, 이 업무에서 AI 사용 방식이 중요한 조건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사전에 허용 범위와 공개 기준을 확인하고, AI가 담당한 부분과 사람이 판단한 부분을 구분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환경일수록 중요한 것은 사용 사실을 무조건 감추거나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투명성의 기준을 지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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